창업 맛보기: 2022년 한국형 아이코어 프로그램 참가 후기

2022년 한국형 아이코어 사업(I-Corps) 후기

Published

August 12, 2022

이 글은 2022년 한국형 아이코어 사업(I-Corps)에 참가한 경험을 정리한 것이다. 창업을 고민하는 대학원생에게 맛보기로 배울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만, 구체적인 후기 등이 없어서 지원할 당시 아쉬웠다. 사업 과정 중 알았으면 좋았을 것 등을 위주로 적었고 이후 사업 참가자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한국형 아이코어란?

한국형 아이코어 사업은 Lab-to-Market다. 말 그대로, 연구실 기술 기반의 기초·원천 결과물이 학문적인 연구 성과에서 그치지 않고 시장에서 활용 될 수 있는지를 빠르게 검증하는 것이 본 사업 목적이다. 2015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창업교육사업으로서 매년 진행되어 왔으며, 전반적인 사업에 대한 개요와 구성은 여기를 참고하면 된다.

무엇을 얻어갈 수 있는가?

이 사업에서 얻어간 점을 먼저 적으려고 한다. 나와 팀원, 다른 팀도 느낀 이런 경험을 하고자 한다면 이 사업을 적극 추천한다.

1. 고객 중심 마인드

내가 가진 기술을 어떤 고객이, 왜 원하는 지를 고민하며 고객 중심 마인드를 배운다. 대학원에서는 주로 개발자 중심 마인드, 이 기술이 실현가능한 지(feasibility)에 시간을 많이 썼던 것 같다. 창업에선 그것보다도 더 중요한 내 기술을 원하는 고객은 누구고, 그 이유에 대해 고민하는 데(desirability)에 시간을 써야 한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에선 고객 중심 마인드를 고객 인터뷰 등으로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2. 인터뷰 경험

국내와 해외 인터뷰의 일정 정량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인터뷰를 꾸준히 수행해야 한다.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고, 내 아이템을 설명하며 원하는 가설을 검증하는 일련의 인터뷰 과정은 이 프로그램이 아니면 대학원에선 배우기 어려울 것이다. 창업 활동 뿐 아니라 연구 학회 발표 등에서도 내 아이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3. 오픈 마인드

낯선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열린 마음을 배울 수 있다. 대부분 대학원의 외부 활동은 비슷한 분야 사람들이 모이는 학회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무언가를 대화하고 설명하는 것과, 다른 분야 사람들이나 다른 문화권 사람들에게 하는 것은 달랐다. 갇혀 있는 대학원 생활에서 이런 기회를 가지기는 쉽지 않아, 창업에 진지한 고민이 없더라도 이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지원 및 선정

신청서 작성

3월, 사업시행공고가 담긴 홍보 메일 보고 사업을 처음 알게 됐다. 연구실에서 개발하고 사용하던 기술이 있던 중, 논문이나 학회 발표, 특허가 아닌 더 실용적인 일을 하고 싶어 지원하게 됐다.

당초 구상한 아이템은 스마트기술(센싱과 텍스트마이닝 기술)로 공공공간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었다. 돌아보면 학술 연구와 크게 다를게 없어 보이는데, 신청서 작성 당시에는 시간이 부족해 다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어려웠다.

Note

“우선 내고 나중에 바꾸자”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우리가 그랬는데, 아이템을 바꾸는 피벗(pivot)은 기초교육이 끝난 프로그램 중간부터 가능했다. 신청서 아이디어로 국내 교육과 인터뷰 등을 모두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처음부터 아이템 선정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아이템의 개념도를 만들면 여러모로 유용하다. 신청서 아이템 설명을 적을 때는 물론 여러 아이템을 발표할 기회에서도 자주 쓰인다. 우리가 만든 개념도는 다음과 같다.

제출 당시 아이템 개념도

발표 평가

4월, 서류 합격 메일을 받고 발표 평가를 했다.

평가 전, 발표자료(15p 이내 PDF)와 발표영상(7분 내외 zoom 녹화본)을 만들어 보냈다. 발표 당일에는 정해진 시간에 zoom 회의장에 입장해 사전에 보낸 7분 발표영상을 4~5명 심사위원과 같이 봤다.

발표 영상 시청 후, 7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주로 제시한 기술의 설명과 한계점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어떤 부분이 독창적인지, 제시한 특허와 어떻게 관련되었는 지를 대답했다. 해외교육전형이기에 아이템이 미국에서 가능한 지나, 영어로 아이템을 설명해보라는 질문도 받았다.

발표 후, 일주일 내로 최종 선정 메일을 받았다. 아이템에 도움 되는 참고 의견도 같이 보내준다.

발표 평가 의견

프로그램 개요

선정된 프로그램은 크게 3가지 교육(보육)으로 구성된다.

  • 기초 창업교육: 실전 교육과 창업 보육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배우며, OT 격의 집체교육(부트캠프)와 기초교육으로 구성된다.
  • 실전 창업교육: 국내/해외에서 창업 활동을 수행하며, 주로 가설을 세우고 인터뷰를 수행하며 점검하는 과정을 한다.
  • 창업 보육: 교육 이후 창업 활동을 이어가며, 최종 시제품(MVP)를 만들고 활동을 마친다.

실험실창업 교육 및 보육 추진 체계

기초 창업교육

부트캠프(집체교육)

6월 8일, 선정된 탐색팀이 처음으로 모여 아이코어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를 듣고 탐색팀 간 네트워크를 하는 OT 시간을 가졌다.

1부는 전반적인 사업 소개와 혁신단별 인스트럭터 등 사업 관계자 인사, 그리고 이전 기수의 사례 발표가 진행된다. 2부는 각 혁신단별로 모여서 1분 내외로 자신의 아이템을 설명하고 만들어준 명함을 돌리며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

부트캠프(코엑스홀)

합숙교육(기초교육)

본격적인 창업 활동인 실전교육에 앞서, 필요한 창업 지식을 배운다. 제출한 아이템으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보고 이를 검증하는 고객탐색방법론을 주로 배우며, 2박 3일간 합숙 교육과 온라인 중간점검, 최종 발표로 구성된다. 공식 일정은 여기를 참고하면 된다.

합숙교육 1일차

6월 25일 1일차, 오전에는 강당에 모여 프로그램 개요와 목표 등 기본적인 내용을 배운다. 이 프로그램은 다른 것보다도 고객 가치를 강조하며,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고 한다:

  • 스타트업 실패 요인이 기술과 자금 부족, 창업 시기 문제가 아닌 고객이 없기 때문임
  • 검증된 고객 가치를 담은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때까지 실패하며 수정과 보완(pivoting)하는 것이 필요
  • 이 실패 과정은 빨라야 하며(fail fast),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은 다음, 마케팅 비용을 투입하고 기업을 설립하여 비즈니스를 확장하는 것이 적절
  • 위 과정을 모델화한 것이 스티브블랭크의 고객 개발 모델 (참고)

또, BMC(Business Model Canvas), 자신의 스타트업 아이템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돕는 그래픽 템플릿을 배운다. 사업에 필요한 9개 핵심 요소로 구성된 BMC를 만들다보면 내가 어떤 사업을 하려는지를 체계적으로 고민할 수 있다 (참고).

오후에는 혁신단별로 방에 따로 들어가 앉아 자신의 아이템으로 BMC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진다. 1시간 동안 BMC를 BCB 웹사이트에 작성하고 과제 1을 만들어 업로드 한다. 이후 각 팀별로 과제 1을 5분 동안 발표하고 5분 피드백을 듣는다.

초기 비즈니스모델 캔버스
Note

위 예시의 BMC는 잘못됐다. 제일 중요한 cost, revenue 쪽이 비어있는 것은 물론, value proposition도 매력지수와 피드백이 아닌 고객에게 제공할 가치로 바꾸어야 한다.

저녁을 먹고나서는 인스트럭터와 1:1로 10분간 피드백 시간을 별도로 가진다.

합숙교육 2일차

2일차는 고객 인터뷰를 수행하는 방법과 모의 인터뷰 실습을 진행한다. 오전에는 고객 인터뷰 필요성과 설계, 수행 방법에 대해 배운다. 이 두 클립을 보면 인터뷰 중요성에 대해 알 수 있다 (1, 2).

오후에는 배운 인터뷰 내용을 실습하는 시간을 가진다. 먼저 1시간은 인터뷰 수행을 위한 비즈니스 가설 및 인터뷰 전략을 구상한다. 이후 3시간 동안 혁신단 다른 팀과 다른 혁신단 팀들과 모의 인터뷰를 진행한다.

모의 인터뷰 수행

총 10팀의 모의 인터뷰 수행건을 정리한 과제 2는 2일차 밤까지 업로드한다. 1일차와 마찬가지로 저녁 이후 인스트럭터와 피드백 시간을 가지며 인터뷰 수행한 것에 대한 조언을 듣는다.

합숙교육 3일차

3일차는 교육 없이 합숙교육으로 배운 내용(과제 2)를 오전에 발표했다. BMC로 사업 컨셉을 설명하고, 모의 인터뷰로 검증하고자 하는 것을 가치제안모델과 비즈니스모델 가설 페이지로 전달했다. 이후 각 인터뷰를 정리한 고객인터뷰기록과 최종 인사이트 도출 페이지로 모의 인터뷰 수행 결과를 발표했다.

과제 2 발표

합숙교육 이후

합숙 교육이 끝나고 최종발표까지 2주간 실제 고객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15건 수행한다.

고객 인터뷰 수행(좌: 공무원, 우: 상권 방문객)

최종발표

기초교육 수행 내용을 과제 3으로 정리하고 10분 발표와 5분 피드백 시간을 가지며, 구성은 다음과 같다:

  • 초기 BMC
  • BMC 검증을 위한 인터뷰와 그 기록
  • 인터뷰에서 느낀 인사이트
  • 피봇
  • 최종 BMC

Note

이 단계에서 초기 제출한 BMC를 바꾸는 피봇을 진행할 수 있다.

우리 팀은 고객을 바꾸는 피봇을 진행했고 전 후 . 우선 바꾼 BMC는 다음과 같다.

비즈니스모델컨버스(좌: 초안, 우: 최종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원래의 사업 모델인 B2G가 수익성이 부족하여 어려울 것이라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변경하게 되었다.

인터뷰 인사이트

아래와 같이 B2G 한계를 느껴, 고객을 공공기관에서 소상공인으로 바꾸고 기존 공공기관 역할을 파트너로 바꾸었다.

피벗 상세 내용

기초 창업교육 소결

1. 준비한 아이템으로 기초교육은 끝까지 수행하고 최종 발표에서 수정하자

우리 팀은 기초교육 첫 단추를 잘못 끼워 교육 내내 고생했다. 과제 1 발표부터 우리는 제출한 아이템의 고객인 공공공간 관리자, 공무원이 아닌 소상공인으로 첫페이지부터 소개를 했었다. 이렇게 교육(인터뷰)를 수행하지도 않고 아이템을 바꾸는 경우는 지원서 합격을 위해 그럴싸한 아이템으로 지원하고 바꾸는 경우로 의심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인터뷰 이후 수정 및 보완은 아주 당연한 과정이므로, 처음 제출한 아이템이 이상하더라도 계속해서 교육을 수행하고 마지막에 바꾸기를 추천한다.

2. 준비한 아이템으로 BMC 미리 만들어오자

1시간만에 BMC를 완성하기가 정말 쉽지 않아서 미리 생각해오는게 필요하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우리 BMC는 지금봐도 잘못된 것이 많았다. 합숙 훈련 오기 전, 생각한 아이템으로 BMC를 작성하고 점검하기를 추천한다.

3. 모의 인터뷰는 상대에게 구체적인 페르소나를 부여하자

모의 인터뷰의 대상은 진정한 고객이 아니므로 구체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의 인터뷰 이전 상대 팀에게 우리 아이템에 대해 밝히지 않으면서 되었으면 하는 고객에 대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말하는게 좋았다. 우리는 처음에는 일반적인 소상공인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인터뷰를 수행하면서 카페 사장님, 개인 카페 사장님, 프리미엄 카페 운영하는 사장님으로 좁혔고 그럴 때마다 더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실전 창업교육

실전 창업교육은 국내형과 해외형으로 나눠지며, 해외교육형을 선택한 우리팀은 미국 서부로 가 3주간 교육을 받았다.

실전 교육은 각 1주를 Core week으로 부르고 수요일마다 모여서 프로그램 경과를 발표한다. 마지막 날은 Demo day로 최종 발표를 하고 교육은 마무리 된다. 교육 과정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실전교육 1주차

미국 도착 다음날 Core week 1 발표가 바로 있다. 프로그램을 등록하고 소개를 간략히 받은 다음, 팀별로 발표가 시작되고 팀 소개를 먼저 한다. 우리는 음식점 온라인 리뷰를 분석해서 고객 경험을 이해하고 다중 평가 기준 점수를 제공해서 1) 방문객에게는 맛집 추천을 2) 소상공인 음식점 주인에게는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했다.

실전교육 1주차 발표: 팀소개와 BMC

인터뷰 수행한 것도 이 때, 같이 발표 한다.

Note

미국 1일차에 인터뷰 기회가 없는 것은 당연하기에, 최종 발표 이후 국내에서 인터뷰를 꾸준히 수행하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실전교육 1주차 발표: 인터뷰 수행 결과와 계획

실전교육 2주차

1주차 수요일부터 일주일동안 인터뷰 수행 결과를 2주차 수요일에 발표한다.

팀소개와 BMC는 매 발표마다 들어간다. 이떄, 수정되는 것(이름, 비즈니스모델 등)을 반영하면 된다. 우리 팀은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시스템(decision support system)으로 이름을 바꾸고, 30건이 추가되어 총 35건 인터뷰를 수행했으며 BMC에서는 1) 방문객들에게 맛집 검색 시간을 1/5로 줄여줄 것을, 2) 소상공인에게는 온라인 리뷰 기반 리포트를 제공할 것을 구분지어 발표했다.

실전교육 2주차 발표: 팀 소개와 인터뷰 개요

1주차 발표와 다른 것은 해외에서 수행한 인터뷰를 발표하는 것이다. 인터뷰 수행 리포트는 다음을 포함하라고 가이드가 주어진다.

  • 가설: 비즈니스모델 관련된 가정
  • 실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인터뷰 수행
  • 결과: 인터뷰로 배운 것
  • 토론: 배운 것을 반영한 수정 사항 및 계획

우리 팀은 인터뷰 고객이 크게 2개 그룹, 음식점 방문객과 소상공인 업주여서 이를 나눠서 준비했다.

Note

인터뷰를 수행하기 전 이 부분에 채워야할 것을 생각하고 설계한다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개인적으로 줄글로 이 부분을 발표하는 것 보다는 아래와 같이 표 형식이나 다른 형태로 정리하는 것이 보기 좋았다.

실전교육 2주차 발표: 고객 탐색 인터뷰 정리

매 발표 마지막엔 BMC를 보여준다. 업데이트 된 사항과, 매 주차마다 배우는 핵심 가치를 추가한다. 1주차 때 배운 Channels과 Revenue Streams를 추가했다.

실전교육 2주차 발표: BMC

발표장 분위기는 다음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

2주차 발표 영상

실전교육 3주차

2주차 동안 수행한 인터뷰 결과를 3주차 수요일에 발표한다.

기존 1주차 인터뷰 35건과 추가 2주차 인터뷰 40건, 총 75건을 수행했으며, 이 75건은 프로그램에서 제시한 최소 기준이었다.

실전교육 3주차 발표: 팀 소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는 템플릿은 2주차와 같이 비슷하게 준비했다.

실전교육 3주차 발표: 고객 탐색 인터뷰 정리

여기서 최종 BMC를 만든다.

실전교육 3주차 발표: BMC

데모데이

공식적으로 마지막 날인 데모데이는 다른 교육 없이 해외 교육에서 배운 내용을 발표한다.

데모데이 발표

10개 팀이 선정되어 대표로 10분 내외로 발표하고 인스트럭터와 외부 평가위원이 5분간 의견을 준다. 이로써 실전 창업교육은 끝난다.

데모데이 (좌: 데모데이 발표, 우: 창업팀 팀원과 멘토)

실전교육 팁

1. 출국 전 인터뷰를 잡아두자

우리 팀은 출국 전부터 인터뷰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영어로 인터뷰 수행을 현지인을 만나 할 수 있을지 불안함도 있었고 가기 전 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먼저 쓴 방법은, LinkedIn으로 UNIST 를 거쳐 샌프란시스코나 버클리 등 해외교육 지역에서 포스닥이나 직장을 잡은 사람에게 연락하는 것이다.

링크드인으로 찾은 동문

찾은 사람들에게는 일촌 신청과 메세지를 보냈는데, 간략한 내 소개와 메세지를 보내는 이유인 인터뷰 요청, 그리고 간략한 아이템 소개를 담았다.

링크드인 연락 메세지

UC 버클리 한인회 등 연락이 닿는 단체에는 인터뷰 협조 요청을 모두 보낸 것 같다.

연락 메시지

대부분이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인터뷰에 응해주셨다. 샌프란시스코 인근 대학인 UCB와 스탠포드에서 연구하는 포스닥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앞서 말한 시간보다 더 길게 인터뷰를 진행하며 아이템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었다.

미국에서 만난 박사후연구원과 인터뷰

2. 인터뷰 대상을 다양화하자

해외에서 인터뷰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이때, 대상 자체가 좁고 다양하지 않다면 더 고생할 것이다. 우리 팀도 가기 전 인터뷰 대상은 소상공인을 운영하는 분들 뿐이었다. 이를 대상으로 인터뷰 정량 기준인 75건을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 맛집 어플을 사용하는 일반인도 고객으로 추가해 다양화하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개인적으로는 인터뷰 대상이 적어서 인터뷰를 잡기를 힘들어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이보다도 먼저 넓혀두고, 인터뷰를 하면서 고객에서 제외하거나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이런 어려움을 겪는 것이 프로그램 취지에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특히, B2G나 B2B 사업 모델을 가진 사람들은 이를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

3. 격식을 차리자

첫인상에서 격식을 차리는 느낌이 인터뷰 성사에 중요했다. 우리 팀은 되도록이면 셔츠나 구두 등 격식을 차리는 복장을 갖추었고, 나눠준 명찰을 매고 인터뷰에 임했다. 처음 말을 걸 때, “오늘 하루 어때?”, “날씨 좋지?” 같은 캐주얼 한 접근도 했지만, 명찰을 보여주면서 UC Berkely에서 지원하는 창업 프로그램으로 인터뷰를 수행하는데, 5분만 시간을 내어줄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 더 좋았다.

격식을 차리기 위해 노력한 인터뷰

4. 고객에게 접근하는 전략을 짜보자

우리 팀의 중요한 고객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었다. 무턱대고 미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에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 것은 힘들다고 판단한 우리는, 한인 음식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먼저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과 UC 버클리 주변 한인 음식점을 모두 목록화하고, 그곳에서 식사하고 나오면서 명함을 드리고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 특히, 한 사장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다른 분들도 소개해주시는 경우도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버클리 지역 한인 음식점 사장님

5. 스크립트를 준비하고 대화를 나누자

인터뷰 첫인사나 어떤 것을 체크하면서 물어볼 지를 스크립트 짜는 것은 도움이 많이 됐다.

하지만 이 스크립트를 짜보니, 처음에는 이 대본을 읽으며 예/아니오를 체크하고 넘어가는 설문조사 느낌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상대방 눈을 바라보지 못하고 대화가 아닌 물어보고 답을 적고 하는 것은 인터뷰가 아니라고 한다.

인터뷰 나쁜 예시

인터뷰에서 물어볼 내용이 많아도 한 질문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그 근본 원인을 찾기 위해 5-Why 기법으로 다른 질문을 과감히 버리고 집중했다. 녹음 기능을 켜고 최대한 눈을 마주보고 대화를 하려고 했고, 이 경우에 더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인터뷰 좋은 예시

6. 시각화 자료를 준비하자

아이템을 시각화하는 자료를 만들어서 보여주면 인터뷰가 더 수월했다. 말로 이어나가기보다 최종 시제품을 설명하는 시각화 자료를 준비해가면 좋을 것 같다.

인터뷰 자료 예시

7. 안전하게 다니자

프로그램 진행하면서 미국 치안이나 안전 의식은 한국과 다르다고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우리도 무턱대고 일반인 인터뷰를 하다가, 약에 취하거나 인터뷰 중간에 돈을 요구하는 분도 만나 위험한 상황이 종종 있었다. 이때는 과감히 인터뷰 중단을 요청하고 자리를 뜨는 것을 추천한다.

위험했던 인터뷰

혁신단 중에는 혼자 대중교통 이용하다가 위협을 받은 팀원도 있었다. 되도록이면 팀원이 같이 다니고, 위험한 지역을 가지말고 가더라도 여러 팀이 모여서 다니면 좋겠다.

실전 창업교육 소결

낯선 현지인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가치있는 경험이었다. 외국을 학회나 여행으로 갈 일은 많지만, 사는 사람과 이야기를 할 일은 많지 않았다. 익숙치 않은 환경에서 여러 인터뷰를 수행한 경험은 충분히 가치 있었다.

아래는 교육 외 인상 깊었던 것들이다.

같이 활동한 UNIST 혁신단 사람들

샌프란시스코 자전거 여행

와인투어와 야외 공간

자유로운 지하철 분위기

창업 보육

실전 창업 교육 후, 인터뷰를 국내에서 이어가면서 시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창업탐색비를 활용해 시제품에 필요한 재료나 외부용역비 등을 집행한다.

23년 2월, 최종 수료식을 끝으로 활동은 끝난다.